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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 공통 분기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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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가와 스이렌은 기묘한 여자였다. 천하 3명창, 이르기를 일본에서 제일로 이름이 드높은 ‘니혼고’가 보기에는 그랬다. 자신을 소개하자마자 돌아왔던 말이 얼마나 서늘하던지. 그런 주제에 감정이라곤 담기지 않은 점이 더욱 매서웠다 하겠다. 

 그가 새로운 주인에게 들은 첫 말은, 

 “그게 첫인사로 적합한 말이라고 생각해?” 

 ─였으니까.


 니혼고는 분위기를 못 읽는 남사는 아니었다. 눈앞의 인물이 바라는 게 어떤 대우인지, 모를 수가 없다. 저 뒤에 있는 금빛 갑주는 하치스카 코테츠일 테지. 그러고 보면, 그가 들어오기 전에 ‘새로 현현된 남사가 있습니다.’ 하고 이르는 음성을 들었던 것 같다. 모르긴 몰라도 아무에게나 말을 높일 검으로 보이진 않는데 말이야. 

 의도가 이렇게까지 명백하면 불쾌하다기보단 호승심이 치미는 법이다. 니혼고는 부러 상대가 바라지 않을 말을 덧붙인다. 


 “그러면-, 뭔가 다른 게 필요할까?”

 뻔한 도발이었다. 권위를 의식하고 있는 어린 군주라면, 치기 어린 말로 그를 짓누르려 들어도 이상하지 않을 텐데. 그의 주인은 그와는 좀 거리가 먼 모양이었다. 이런 대담을 나눈 이가 한둘이 아닌 티가 났다.


 “답은 스스로 알겠지.”

 “하핫! 나쁘지 않군.”

 아니, 분명 좋은 일일 테다. 그제야 인간의 육신을 받는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안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가 온갖 다이묘에게 귀한 대접을 받은 창이라고 하나─ 실제 ‘가신’으로서 그들 앞에 있었다면 예를 요구받긴 했을 것이다.

 그게 도구, 무기와 육신을 지닌 자의 차이이리라. 썩 괜찮은 주인을 만난 것 같다는 예감과 함께, 니혼고는 그 앞에서 제대로 된 첫인사를 올렸다. 다다미방은 아니지만, 정면을 향해 앉아 발등을 바닥에 붙인다. 그 앞에 본신을 두고 상체를 숙인다.


 “일본에서 제일가는 명창, 니혼고라고 합니다. 이 한 몸 바쳐 헌신하지요.”

 몸이란 창이다. 동시에 지금 그 앞에 궤좌하고 있는 육체이기도 하다. 니혼고는 흥청망청 취해 노래라도 부르고 싶은 기분으로 입꼬리를 올렸다.


 “그런데, 제가 모실 주인과 이 영지는 무어라 부르면 되겠습니까?”

 말하자면 입으로 내지른 혼신의 일격이라 하겠다. 막 현현된 그로서는 이런 식의 농담도 처음 해보는 것이었으니. 그러나 타당한 물음이기도 하였으므로, 그의 주인은 그에 분명한 답을 주었다.


 “소유령의 에가와 스이렌. 이 성은 에가와 성이라고 부르지.”

 그렇게 말하는 첫 숨이, 웃음으로 인해 흐트러진 것을 그는 놓치지 않았다. 그리하여 마주한 얼굴은 역시나 앳되기 짝이 없다. 그러나 그 눈엔 분명 세차게 흐르는 강과 같은 기세와 힘이 있었다. 




* * *




 ─그것이 불과 몇 달 전의 일이었다. 그런데 요근래 마주한 주인의 기색은 그때와는 굉장히 다른 모양새이지 않은가. 아무리 겨울이라곤 해도 곧 새싹이 움트는 날이 올 테다. 그런데도 에가와 스이렌은, 마치 그 자신이 그 계절이라도 된 것처럼. 

 어느샌가 시리고 삭막한 기색을 몸에 둘러서는.

 그야, 더욱 성숙했다고 하면 그렇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요즘 애들은 빨리 크는구먼. 니혼고가 괜스레 머리를 긁적이자, 그를 안내하던 사요가 의아한 듯 눈을 깜빡였다.


 “이쪽이야.”

 “이제 와서 길을 헷갈리진 않는다만.”

 길잡이 역으로 사요를 붙여 보내다니. 총무 번장, 카센 카네사다도 참 만만치 않은 검이었다. 물론, 일찍이 일을 마친 대태도 형제가 있는 곳에 살짝 들러볼 마음이야 있었다. 지로타치가 있는 곳에 술 빠질 일 없으니, 그 과정에서 한 잔 얻어 마셨을 수도 있다. 그래도 해야 할 일을 안 하진 않는데 말이야.


 “이쪽.”

 잠시 고개를 기울인 사요가 다시금 니혼고를 재촉한다. 커다란 3단 화환이 갑자기 추가됐으니, 여러모로 조정해야 할 부분이 많이 생기긴 했다. 니혼고는 『축·종합 실적 제1위/시간 정부』 라고 쓰인 목제 푯말을 보며 고개를 흔들었다.


 “그 양반도 고생깨나 하겠어.”

 근래 소유령과 시간 정부 사이에 흐르는 분위기를 생각하면, 온갖 기싸움이 벌어질 게 뻔하다. 못하는 일은 아니지만 그런 건 영 적성에 안 맞는단 말이지. 니혼고는 자신이 비교적 단순한 작업을 맡은 것을 감사하게 여기며 축하연장에 들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