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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 공통 분기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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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이야기는 심신자 채수련의 이야기입니다. (여 사니와)

 도검난무 기반 드림 글이나 오리지널 설정의 비중이 아주 높습니다.


  • 드림 서사의 중심축이 되는 기반 OC가 등장합니다.
  • 혼마루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핑크, 어쩌면 레드. 블랙은 아닙니다.
  • 역하렘입니다. 남사들은 기본적으로 주인을 경애하며, 대다수가 그 이상의 욕망으로 이어집니다. 
  • 본편 내 직접적인 R18 묘사는 예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암시 및 R15 수준의 묘사는 포함될 수 있습니다.

 해당 글은 소규모 드림 교류회에 들고 갈 회지 수록을 전제로 작성됩니다. 완결 이후 게임북 형식의 회지로 제작될 예정이며, 전체 구조 역시 이를 기반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미연시 형식을 일부 차용하고 있으나, 하나의 연속된 서사로 읽히는 이야기입니다. 

 순서대로 감상하시길 권장드립니다.




 가을의 끝자락, 겨울의 시작점이라고 해야 할 시기. 이른 아침부터 소유령은 분주하게 움직이는 남사들이 만드는 활기로 가득했다. 그간의 노력이 마침내 결실을 내었다는 실감이 그들의 마음을 풍족하게 만들었다. 

 전체 실적 1위. 

 고무적인 성과였다. 본디 이런 부분에 연연하지 않는, 고고하기 짝이 없는 이들도 이번만은 제법 즐거운 티를 내었다. 그들의 주인은 남사들의 공로를 치하하는데 인색하지 않은 군주였으나, 이토록 큰 연회를 여는 일은 적었으니까. 부임한 지 이제야 2년, 그럴 기회가 잘 없었기도 했다.

 아무튼, 에가와 스이렌이 썩 기분 좋은 표정으로 혼마루를 거니는 모습을 목격한 단도만 수 자루. 슬쩍 그 곁을 기웃거리며 주인의 기색을 살피는 검도 없지 않았다. 함께 일구어낸 결과에 기뻐해 주는 주인을 다시 떠올리기만 해도 가슴 한편이 뻐근해진다는 증언을 들으며, 대연회를 준비하는 남사들의 얼굴이 아주 밝았다.



 “복장은 일전에 맞춰주신 옷이 어떨까 싶은데.”

 “엑, 안 돼. 주인 정복 입고 온다고 했단 말이야. 축장은 코드가 안 맞아.”

 “아예 팍 차려입는 게 나을까예?”

 주인인 에가와 스이렌은 의복 선택에 있어 제법 자유로운 편이었다. 의전보다는 혼마루의 내실을 다지고자 하는 방침이 뚜렷했고, 고작 복장 하나로 위엄이 떨어질 만큼 만만한 행보를 보여온 것도 아니었기에.

 그렇지만, 내심 주인이 위치에 맞는 옷을 가졌으면 하는 게 미다레와 카슈의 은밀하진 않은 바람이었다. 미다레는 주인의 헤메코 담당이고, 카슈는 주인을 수행하는 남사들의 색을 그와 맞춰주는 역할이었으니까. 

 그동안은 주인이 지닌 현세의 재화를 이용해 양복에 가까운 옷을 입어왔기에 얼추 구색이 맞긴했지만, 성의 주인으로서의 위세가 바로 보인다고 할 순 없었다. 그런데 마침내, 주인이 큰 경사를 맞아 다이묘로서의 위신을 고려한 옷을 주문한 것이다. 



 이를 보며 혼마루의 정황이 마침내 주인이 보기에 흡족하게 된 것은 아닌가 추측하는 남사들도 있었다. 그리고 카슈는 그에 동의하는 입장이었다. 

 현세에 나갈 때 입는 사복을 보면, 주인도 제법 꾸미는 것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군주로서의 위신을 중요하게 여기는 인물이 정복을 맞추는 걸 미룬 이유야 뻔하지 않겠는가. 이제 바깥도 신경 쓰겠다는 거지. 남사들이야, 주인이 어떤 인물인지 알기에 어떤 의복을 입어도 그를 경애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이었으니.


 “역시 우리도 정복을 입는 게 낫겠어. 막 그렇게 소소한 자리가 아니잖아? 주인이 다이묘로서 자리하시는 건데, 가신인 우리도 제대로 차려야지.”

 “제대로 말이지예…….”

 일부 남사의 파격적인 복장이 아카시의 뇌리를 스쳐갔으나, 그들만 따로 잡아 풍기가 문란하니 다른 옷을 입으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아무튼, 출진할 때 입는 옷이야말로 그 남사의 진실된 충의가 담긴 모습이라고 해도 될 터이니.  부러 말을 꺼내 카슈의 일을 더해줄 필요야 없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 그건 좀 귀찮지 않나.


 “거기, 너희들. 논의 끝났으면 이쪽도 좀 도와주지 않겠어? 평소보다 신경 썼더니 옮길 손이 부족해서 말이야.”

 “아, 총무 번장이 제법 여럿 데려갔지예.”

 “내부만 꾸며서 될 게 아니니까. 이번엔 바깥에 장식 몇 개 달고 끝낼 생각도 아닌 것 같고.”

 카슈는 잠시 자신의 차림새를 가늠하는 눈치였다. 지금부터 꾸며야 제때 맞춰 준비를 마칠 수 있을 텐데, 하는 얼굴. 간만의 일이었다. 카슈 키요미츠는 치장하는 것을 좋아하고, 그에 여러 의미를 담는 검이었지만… 그들의 주인은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 공평한 인물이었으니까. 그게 카슈를 슬프게 했다는 사실은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아무리 태연하게 군다고 한들, 그가 주인을 향해 이따금 보이는 시선까지 어떻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카슈가 불씨를 잃은 초와 같은 상태로 말라 죽어 갈 때쯤, 주인은 카슈에게 출진이나 원정 외의 역할을 내어주었다. 똑같이 주인의 관심을 바라던 미다레가 헤메코 담당이 되었던 것과 같은 맥락이라는 걸 그 누가 모를까. 

 자신에게 헌신한 검에게 내미는 달콤한 당근. 주인의 시선이 카슈 키요미츠에게도 닿고 있었다는 증명. 그러니 카슈는 새로이 맡은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고 싶으리라. 남사들이 자리에 맞는 복색을 맞추도록 하는 게 미관 담당의 일이니, 그로서는 본보기를 보여 한껏 멋진 모습으로 자신을 꾸미고 싶을 테지.


 혼마루의 인원으로서 연회에 기여하는 것과, 새로이 맡은 임무에 약간의 욕심을 더하는 것 사이에서 고민하는 카슈를 위해, 쇼쿠다이키리가 슬쩍 구명줄을 내밀었다.

 “어라, 아직 여기 있었어? 주인이 맡긴 걸 소홀히 하는 건 멋지지 않은데. 자신을 꾸며오는 것도 미관 담당으로서 해야 할 일이잖아?”

 “……! 그냥 어떻게 치장할까 점검해본 거야. 지금 가려고 했다고? 수고해 밋쨩, 아카시!”



 쇼쿠다이키리의 말을 냉큼 받아 드는 카슈가 설렘이 느껴지는 걸음으로 자리를 벗어나자, 아카시가 살짝 질린 소리를 냈다.

 “이쪽도 볼만하네예.”

 앞다투어 총애를 다투는 검들을 보고 있자면, 아카시는 그대로 혼마루를 나가서 자신의 안락한 기숙사 방으로 돌아가고 싶어졌다. 저런 수라장에는 절대 끼고 싶지 않아서.

 “그러게, 젊기도 하지.”

 쇼쿠다이키리의 한 쪽 눈이 곱게 휘었다. 아카시라는, 능력에 비해 의욕이 부족한 남사가 주인이 따로 언질한 것도 아닌 일들을 돕고 있다는 게 어떤 의미인지. 아카시 자신보다도 먼저 알아채 버린 탓이었다.

 “나중에 제법 마음고생하게 될지도 모르겠어.”

 그도 그럴 것이, 에가와 스이렌은 애초부터 자신의─.



 그 즉시 쇼쿠다이키리에게서 묘한 기색을 감지한 아카시가, 켁 소리를 내며 화제를 돌렸다.

 “그래서, 뭐부터 옮기면 된다고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