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 차원의 관측자. 인도자 아카리朱里.
원한다면 무엇이든 이룰 수 있는 전능하며, 또한 '전지할' 존재. 알고자 하면 뭐든지 알 수 있지만, 무언가를 알아낼 때에는 키워드가 필요하다. 종족적으로는 몽마에 해당한다. 세상이 있으매 아카리가 꿈을 꾸는 것인지, 아카리가 꿈을 꾸기에 세상이 있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리 구분해야할 일도 아닐 것이다.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의미가 없다. 그것이 꿈의 속성이기에.
다른 이가 존중을 담아 부르는 호칭은 「만상의 꿈을 밝히시는 분」
채수련과 하치스카에게는 '리' 라는 애칭을 허락했다.
채수련이 찾아낸 단 하나의 길.
그 사이에 어떤 사정이 있더라도, 그를 잡은 것이 채수련이라는 인물임은 변하지 않는다.
나는 널 사랑하고 응원해.
전부이며 하나인 집체. 단 하나의 길을 찾아나선 채수련의 메타 의식. 전부를 알기에 무엇도 경험하지 못한, 앳되기 짝이 없는.
'아카리'가 채수련과 연애를 시작했을 무렵, 그가 현실과 멀어지는 것을 경계해 섣부른 판단을 했다. 더 이상 꿈을 꾸고 싶지 않도록, 부당함을 알면서 부당함을 행한다. 아카리가 하는 호소를 외면한다. 그로써 아카리에게 그늘을 남겨버린 하나.
그에게 있어 신보다도 신에 가까운 존재가 자신으로 인해 상처입을 것이라 여기지 못한 탓이다. 분노가 아니라 슬픔을 느끼리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지쳐버린 목소리를 듣고나서야, 그래서는 안되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하여 인정한다.
아카리의 생과 행복에 '자신' 역시 있어야 한다고.
-나를 위해서라면 단 하나 뿐인 구원도 버릴 수 있다고? 그러면…
그러면 차라리 내 것이 되라는 목소리는 붉다. 자신의 불행과 슬픔마저도 달콤하게 여기겠다는 욕심 가득한 선언. 수련은 기쁘게 그 사랑에 응했다.
신의 손에 들어가는 게 싫었던 게 아니야.
네가 아니면 싫었던 거야.
산제물 루트 직전에 아카리에 의해 '세상의 바깥'으로 나왔다. 이것은 연인이 되고 나서야 떠올린 어떤 꿈의 진상. 자신을 아카리라 소개한 존재는 말한다.
-바란다면 어떤 길이든 알려줄 수 있어. 나는 채수련을 좋아하거든.
첫 만남인 동시에 재회라는 구조를 이해한다. 어떤 존재에게는 과거와 현재와 미래의 구분이 없음을 알기에.
채수련은 길 자체를 선택했다. 당신의 곁에 있고 싶어. 가장 밑바닥에 떨어졌기에 '당신'을 만날 수 있었던 거라면, 차라리 기꺼워. 아카리는 그 뜻을 받아주었다. 수련은 세계 안의 존재이면서도 인지의 벽을 뚫고 스스로 메타적 존재되어, 다시금 혼마루를 세웠다. 그리하여 메타혼마루의 주인이 된다.
넘치는 사랑과 그에 비례하는 애틋함을 지니고 있다.
인간의 생애. 시간을 속일 수는 있어도, 영원을 잡을 생각은 없어서. 아카리는 채수련의 죽음을 보게될 것이다. 그러나 수련은 자신하고 있다. 아카리가 머지 않아 윤회의 고리에 들어와 주리라고.
결국 너는 날 사랑하니까.
영안 너머의 존재. 자신을 지켜보고 응원해주는 시선. 아마 성좌 비슷한 걸까? 상위 채수련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커녕, 존재도 제대로 모른다. 그것이 하위 차원에서 직접 살아가는 존재의 당연한 시야다.
영안 너머의 존재가 전생의 제 연인 비슷한 거라는 건 들었지만, 지금의 자신을 연인으로 삼고 싶은 건 아니라는 말에 안도했었다. 스스로 인지하지 못한 채 생겨버린 인연들 모두가 이러했다면 좋았으리라─, 고 생각했다.
직접 영안 너머의 존재를 만나기 전까지는.
-너는 나한테 반하면 안 돼! 안쪽에서 해야할 일이 많으니까, 쫑알쫑알.
그에 대한 답은 '그럼 눈 앞에 나타나지 말았어야지'로 귀결된다.
나를 위한 존재가 아니니까, 하고 마음을 억누르던 어느 날. 영안 너머의 존재의 '연인'들에게서 구원 요청이 온다. 내가 당신을 도울 수 있다고? …해볼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당신의 연인이 될 수 있지 않을까.
그리하여 '연인'.
만남은 현실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 아직 생을 살아가는 존재니까.
그에 수긍하고 있자면, 어느 틈엔가 만들어진 꿈결 속의 세계. 그냥 꿈이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한. 마음이 부풀어 오른다.
그게 사랑이라는 걸 안다.